✜ Articon #24 ✜ 디지털 시대 문화 공연의 변화, 관객과 통하다! Interactive Performance 푸에르자 부르타 (Fuerza Bruta)

저에게 가장 신선한 충격으로 남아 있는 뮤지컬은 라이온킹입니다. 오래전 이야기 인데요. 영국 런던에서 처음 라이온킹 뮤지컬을 접했을때 아이들 뮤지컬로 잘못 알고 표를 사서 들어갔다 큰 감동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아무 정보 없이 기대도 하지 않고 갔다가 상상 이상의 재미와 감동에 젖은 기억이 있는데요. (물론 더 멋진 뮤지컬도 많았지만) 특히 이 뮤지컬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무래도 기대치를 너무 낮게 잡고 봤기 때문에 실제 공연에서 느낀 부푼 감정과 표현할 수 없는 감성 요소가 롱테일로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영화와 뮤지컬을 관람할때 관람 전 철칙이 있는데요. 그것은 그 어떤 정보도 눈으로 먼저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려고 하는 공연을 선택할때는 주변사람에게 묻거나 현재 흥행률을 보고 선택을 하고, 보기 직전까지 가능한 트레일러도 확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치 스카이 다이빙을 할때 15,000피트 상공까지 올라가서 200kph 이상의 속도로 떨어질때, 떨어지기 바로 직전 3초간의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잠잠히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고 있다가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감동하는 3초간의 순간, 짜릿한 흥분과 두근거리는 심장박동, 머리털이 쭈빗 서는듯한 뉴런의 자극이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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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쇼비얀 –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공연은 가장 최근에 본 Interactive Performance ‘Fuerza Bruta’ 입니다. 스페인어로 ‘폭력’이란 단어인데요. 외신들을 통해 푸에르자부르타를 표현하는 키워드를 살펴보니 Dynamic, Erotic, Fantasy, Hypnotic, Multi-sensory Experience 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슴을 졸이는 감동적인 드라마와는 반대로 관객의 속으로 들어가 숨어있던 열정과 감정을 밖으로 뽑아내는 흡입력을 갖고 있는 공연입니다. Multi-sensory Experience라는 키워드에서 볼 수 있듯이 관객의 태도에 따라 일방적인 관람이 될 수도 있고, 퍼포먼스 공연의 감도를 두배, 세배 이상 증폭 시킬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두번 관람했는데요. 한번은 관중 속으로 들어가 가운데서 관람을 했고, 두번째는 멀찍이 떨어져서 전체를 조망하면서 봤습니다. 첫번째는 다른사람과 같이 Interactive한 무대를 느끼며 함께 놀았고, 두번째는 팔짱을 끼고 조용히 관람 했습니다. 어떻했을까요? 같은 공연이었지만 매우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좌우 이동을 하며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소품들을 직접 만져보는 그 느낌은 눈으로만 보는 공연과 확실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공연과 달리 Interactive Performance 공연은 관람하는 사람의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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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이야기 이긴 합니다만 이 공연을 처음 접하면서 떠오른 책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조용호, 미래의 창, 2013)” 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기업, 판매자, 구매자, 업종간에 구분이 모호해 지고 경계가 허물어 지고 있다는것이 주제인데요. 과거의 소비자는 단순히 거래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지속적인 관계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인데,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좋아할것 같은 제품을 미리 예측해서 만들었다고 하면 이제는 소비자와 함께 제품을 만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공동으로 개발하고, 투표를 해서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제품을 생산하고 그러면서 가격까지 소비자들에게 물어보는 공동 생산방식인 것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디지털 환경속에서 “거래가 아닌 관계”로의 전환은 다른 산업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한 가운데 Interactive Performance 분야는 관객과의 소통을 전제로 펼쳐지는 트랜디한 영역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편안하게 앉아서 보고 듣는것에 익숙한 관객들이 이제는 보고, 듣고, 만지고, 소리치고, 흔들면서 배우들과 무언의 대화를 합니다. 그리고 소품에 온몸을 적시기도 합니다. 오감을 통해 작품의 컨셉을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문화 공연 예술 분야에 있어서도 관객과의 소통의 변화와 참여의 방식을 바꾼 새로운 문화의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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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ga 8

저는 이 공연의 컨셉을 “스트레스 받는 현대인의 삶과 반복되는 일상에서의 탈출구”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비슷한 컨셉의 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이라는 컨셉의 ’17회 세계 컨템포러리 아트 패스티발’ 영상입니다. 만약 이 영상을 보여주고 공연이 시작된다면 거의 하나의 작품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17th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Festival SESC

Contemporary Art와 같은 새로운 예술세계를 지향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사물이 재료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컨셉의 공연은 끝없는 고민과 다양한 각도에서 아이디어를 짜내면서 생각하고 준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컨셉을 위한 최적의 무대와 환경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는데요. 푸에르자부르타에서는 3가지 형태의 무대가 등장합니다. 달리는 사람을 위해 밸트를 사용하고 사방을 움직이게 하면서 공연장을 액티브하게 바꾼 첫번째 무대, 선과 악의 싸움과도 같은 두 존재를 등장시키고 몽환적인 수면상태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의 변화를 나타내기 위해 만든 알루미늄 벽면 무대, 그리고 조명과 물의 완벽한 조화로 탄생한 천상의 수면이 그것이었습니다.

무대만 보더라도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것을 더욱 빛나게 해준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완벽한 조명이었습니다. 조명을 아래서 쏠때와 위에서 쏠때는 많은 차이가 있는데요. 물을 사이에 두고 푸른 조명을 위에서 쏘게 되면 바닷속 음영과도 같은 움직임을 관객들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우의 몸짓에 떨리는 물의 파장은 리듬을 타고 패턴을 만들게 됩니다. 아래서 위로 쏘는 조명은 물에 비친 관객들을 보여주는데요. 배우들이 물위에 누워 펼치는 감각적인 율동, 배우들의 움직임을 통해 떨리는 물의 파동을 통한 드라마틱한 리듬, 조명을 통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환상적인 빛, 부드러운 음악의 강약 조절로 표현되는 비트있는 소리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장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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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 Curtains 3

처음에는 한인간의 고뇌와 갈등 그리고 삶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많은 불안함과 문제들을 겪어가는 과정을 표현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는 억압된 자신의 자아와 자신의 한계를 극적으로 폭발시키는 장면을 표현함으로 해서 막혀있던 관객의 내면까지 열어 젖히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Running Man 4

삶을 살아가면서 뇌를 자극 시킬 수 있는 경치 혹은 사물 얼마나 만나십니까? 창의적인 말랑말랑함과 색다른 크리에이티브 감성을 느끼기 원하는 분들, 아이디어가 필요한 크리에이티브 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꼭 보시길 권합니다.


걱정은 흔들의자와 같다고 합니다. 뭔가 하는것 같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럴때 박차고 나와 신나는 공연 함께 하면 어떨까요? 주말에 한번 관람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승재 Digital Innovation Group, M&C @ SK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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